경기 남양주시 내 야산에서 50대 여성이 대형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 5월 22일 오후 3시 25분께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야산에서 A(59)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당시 A씨는 목 뒷덜미 등에서 많은 피가 나 심정지 상태였으며 응급처치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여 만에 숨졌다.
A씨를 문 것으로 보이는 대형견은 인근에서 포획됐다.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 인근에 개 15마리를 키우는 사육장이 있어 이 개가 사육장을 탈출해 A씨를 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유족과 사육장 주인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남양주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 사고 현장에서 포획된 대형견을 남양주시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맡겨 보관하면서 현장검증 등 외부활동이 필요한 경우에만 이동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은 견주를 찾기 위해 두 차례나 사고견을 데리고 개 사육장과 인근 주택가를 돌며 반응을 살피고, 개 사육장 주인에 대해서는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까지 진행했으나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고견을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보호센터 측은 이 개가 들개들과의 싸움에서 밀려 마을로 내려온 뒤 사고 장소 인근에서만 생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획 직후 유기견 보호센터로 옮겨졌을 당시 털에서 진드기가 거의 발견되지 않은 점과 그동안 거의 먹지 못해 체력이 떨어져 있었던 점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실제로 보호센터 입소 당시 사고견의 몸에서는 진드기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난 주말에 현장검증을 위해 나갔다온 뒤에 꽤 많은 진드기가 발견됐다.
털이 뭉쳐 삽살개처럼 보일 정도로 지저분했던 사고견이 들개 무리와 산속을 돌아다니며 생활했다면 포획 직후에 몸에서 진드기가 꽤 많이 나왔어야 정상이다.
남양주시 유기견 보호센터 관계자는 “그 크기의 개들은 정상적인 몸무게가 40㎏ 전후인데 포획 당시 24~25㎏이었던 이 개가 들개들과 싸움이 됐을 리가 없다”며 “들개들에게 밀려 마을로 내려온 뒤 계속 개 사육장 인근에서 다른 개들의 먹이를 훔쳐 먹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사고견이 유기 전 주인과 교감을 갖지 못하고 목줄에 묶인 채 사실상 방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견은 발견 당시 목 부위 피부가 상당 부분 괴사하고 심한 염증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유기 후 성장 과정에서 목줄이 작아져 생긴 상처라기보다는 목줄이 작아진 상태에서 줄에 묶인 채 움직여 생긴 상처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유기 또는 탈출한 뒤 목줄이 작아지면서 피부가 괴사하고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사고견이 사람에게는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먹을 것에만 집착하는 점을 볼 때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성장 환경이 그런 만큼 사람을 친근한 대상이기 보다는 먹이를 주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되고 있는 안락사 처리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실제로 외부에서의 온순한 모습과 달리 보호소에서는 먹을 것에 심하게 집착하면서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고, 얼마 전에는 먹이를 주는 관리직원을 공격하려 한 적도 있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현재 상태와 추가 사고 발생 위험, 책임 소재 문제를 볼 때 다른 사람에계 인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고견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종료되면 결정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반려견 전문가로 불리우는 방송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의견을 공개했다
5월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서 강형욱 훈련사는 최근 대중의 큰 공분을 산 '남양주 개물림
사망사고'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날 강형욱 훈련사는 "힘없이 끌려가는 게 안타까웠죠. 보기 힘들었어요"라고 개물림 사망사고를 접한 속내를 전했다.
그는 "훈련사로서는 '훈련으로 교화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책임이 있는 직책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개를 만들면 안락사 시킬 거라고 강하게 표현할 것 같아요.
그래서 동물단체에서는 안락사 하지 말라고 얘기하셔야 되고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안락사를 하셔야 되고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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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 훈련사는 "절대, 절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심판하거나 생각을 결정하지 않으셔야 돼요.
옳은 결정이 뭔지를 생각하고, 그 옳은 결정에 따라 앞으로 우리는 개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을 할 거예요"라며
"절대 우리의 비위를 맞추거나 언론의 비위를 맞춰서 판단하시면 안돼요"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형욱 훈련사는 최근 유기견이 들개가 되어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고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라며 "저는 이쪽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보니까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언론에 나오기까지는 딱 한 번의 사건이 나오는
게 아니라, 축적된 사건들이 이제야 도출된다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벌써 연달아 2번씩이 난거 보면 그 내막,
뒤에 있었던 이야기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훨씬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라는 거"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들(유기견들)끼리 군집을 만들어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그거를 없애야 해요.
그건 절대 행복한 게 아니에요"라며 "사람의 도움을 거부하는 개들과 우리가 공존할 수 있나.
고민해 보는 거죠"라고 말했다.
강 훈련사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너무나 많을 거예요.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를 것 같긴 해요"라며
"길거리에 있는 어떤 개들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그냥 놔둬. 동물보호소에 가면, 열악한 환경에 강아지들이
안락사될 수 있지 않느냐. 거기(동물보호소)보다 길거리에서 그렇게 음식 받아먹고 사는 게 좋은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보호소가 더 잘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게, 우리가 항변하고 청원해서 그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게 맞지, 그 보호소가 안 좋다고 보호소에 데려다주지 않겠다는 생각은 발전을 막고 우리의 생각을 개도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강형욱 훈련사는 개물림, 들개 습격 등의 사건들과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그 개들을 그대로 놔두는 게 아니라 사람이 만든 가족이라는 구성원 안에 들여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 행동해야 한다. 분명히 모든 나라에서 법이 바뀌고, 모든 나라에서 확실한 행동을 취하는 거는 아이가 사망했을 때예요. 절대 일어나면 안 되지만, 아이가 꼭 물릴 거예요. 사망할 수 있어요. 그러면 아마 그 때서야 이제 바꾸자고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개물림 사고에 대해 '사람과 개 모두가 행복한 방법은 무엇일까' 질문을 남겼다.
그리고 문제를 야기시킨 해당 지역 강아지 사육장은 자진 철거되었다고 한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사육장 주인이 자진해서 시설을 철거했으며 사육장에 있던 개들은 지인에게 넘긴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시설과 개 사육장 주인을 상대로 필요한 조사는 다 마무리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카라는 적절한 조치나 조사 없이 사육장이 사라진 점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남양주 개사육장
카라는 SNS를 통해 "남양주시는 개 농장주가 동물을 급히 이동시키는 현장에 나와보지 않았고, 개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시설에 지내게 되는지 동행하지 않았다"며 "개들이 경찰 조사와 직결될 수 있음에도 31일 시장이 방문하기 때문에 철거를 용인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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